끊임없이 진화하는 도시계획에서 이론은 도시개발의 윤곽을 형성하는 안내 등의 다양한 역할을 합니다. 도시계획 분야에 있는 다양한 이론 중 하나인 깨진 유리창 이론(Broken Windows Theory)은 미국의 범죄학자인 제임스 윌슨과 조지 켈링이 1980년대에 발표한 이론입니다. 벌써 40년이나 된 이론이지만 여전히 도시계획 전반에 피타고라스의 정의처럼 하나의 규칙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 이론은 깨진 창문이나 낙서와 같은 눈에 띄는 무질서의 징후가 범죄율 증가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주요 내용입니다. 전통적 도시계획과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혁신적인 도시계획의 갈림길에 서 있는 지금, 도시계획가의 시선으로 깨진 유리창 이론이 현대 혹은 미래에 시사하는 바를 설명하고자 합니다.
1. 현대 도시의 쇠퇴는 어떻게 일어나는가?
해당 이론은 처음부터 사소한 방치 징후와 범죄 확대 가능성 사이의 상관관계를 강조했습니다. 21세기로 접어들면서 도시의 쇠퇴는 새로운 차원을 맞이하게 됩니다. 문자 그대로 꺠진 창문에 관한 것이 아닙니다. 이는 방치된 공공공간, 인프라 악화, 지역사회 참여 부족 등 사소한 것에서부터 큰 범위까지 확대됩니다.
도시계획가로서 우리의 과제는 전략적 개발 프로젝트와 지역사회를 적극적으로 참여시키는 구체적인 계획을 통해 소외된 지역(비교적 방치된 지역)을 활성화하는 것입니다. 현대의 도시계획가는 단순히 깨진 유리창을 고치는 사람이 아니라, 도시 황폐화의 미묘한 경계를 다루면서 공동체 내 자부심과 주인의식을 일깨워주는 키맨입니다.
2. 깨진 창문을 넘어 디지털 영역으로
해당 이론이 시작된 이후 40여년 간의 기술의 발전은 범죄 예방 전략을 바꿔 놓았습니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부터 국내에는 환경설계를 통한 범죄예방 디자인(CPTED)을 통해 안심마을, 안심귀갓길 등을 조성하여 범죄를 예방하고자 했습니다. 이처럼 지금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더 발전된 CCTV, 데이터 분석, 스마트시티 기술을 활용하여 깨진 창문을 디지털로 극복해야 할 것입니다.
앞서 말한 기술을 융복합하여 깨진 창문과 같이 문제가 될 징후를 조기에 감지하고, 신속하게 유지관리하여 보다 안전한 도시 환경을 조성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도구를 윤리적으로 사용하고 개인정보 보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복잡성을 가중시켜 안전을 위한 기술 활용과 인권 존중 사이의 아슬아슬한 균형이 요구될 것입니다.
3. 커뮤니티에 충분한 지원
특정 지역 혹은 특정 인구계층를 소외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종종 비판을 받는 깨진 유리창 이론을 배경으로 현대의 도시계획가들은 지역사회 중심의 접근 방식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물리적인 창문을 고치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커뮤니티가 모여 자신들을 지킬 수 있도록 충분한 지원을 해주는 것입니다. 지역에 필요한 정책 의사결정 과정에 지역주민들을 참여시키고, 이 과정의 필요성을 주민들에게 설득하고, 집단적 책임감을 키우도록 충분한 지원을 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도시계획가로서 우리는 단순히 분리된 관찰자가 아닙니다. 변화를 촉진하고 지역사회와 협력하여 신뢰와 그 지역의 회복탄력성을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깨진 유리창 이론에 대한 현대적인 해석은 도시계획가의 역할을 단순한 해결자에서 커뮤니티 관계 구축 지원자로 재정의하여 포용적이고 활기찬 도시공간을 만드는 데 기여하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물론 옆집에 누가 살고 있는지도 잘 모르는 현시대배경에 쉽지 않을 것 같긴 합니다.
결론
21세기 도시계획의 흐름이 전개되는 동안 깨진 유리창 이론은 도시의 복잡성의 미로를 헤쳐나가는 나침반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 본질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물리적으로 깨진 창문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더 안전하고 활기찬 도시를 만드는 도시계획가의 마인드에도 지속되고 있습니다.
오늘날 도시계획가들은 전통과 혁신 사이의 줄다리기에 균형을 잘 잡아나가면서 대변화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계진 유리창은 계속될 수 있지만 이를 고치는 계획가의 접근 방식은 지속가능하고 포용적이어야 하며, 회복탄력성이 있는 도시를 창조하려는 마음가짐이 중요합니다. 이는 도시가 유기체임을 잊지 않는 마음가임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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